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결혼 후, 가족이 하나 더 생겼다!

by 하또먹 2025. 6. 1.

결혼’은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사는 일이 아니라,
서로 다른 삶과 가족이 천천히 섞여가는 긴 여정입니다.
그 길 위에서 나는, 낯설지 않게 따뜻했던 ‘또 하나의 가족’을 만나게 되었습니다.

낯설지 않고 따뜻한, 두 가족의 사랑이 이어지는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.

“결혼은 두 사람의 시작이자,
두 가족이 함께 이어지는 길이 된다.”
“결혼은 두 사람의 시작이자, 두 가족이 함께 이어지는 길이 된다.”

 

“가족”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

결혼을 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.
그 중 하나는, 결혼이 단지 두 사람의 연결만이 아니라 두 ‘가족’이 하나 되는 일이라는 사실이다.

그런데 나에게 이 연결은 그렇게 낯설지 않았다.
어릴 적부터 친숙했던 얼굴, 내 엄마의 오랜 친구였던 시어머님.
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자라온 두 분은 서로의 청춘을 알고, 가족보다 더 깊은 우정을 나눠온 사이였다.
그래서일까. 시어머님이 나를 “딸처럼 생각해”라고 하셨을 때, 그 말은 겉도는 인사가 아니라 오래도록 쌓여온 마음처럼 느껴졌다.

서로 다른 집에서 자랐지만, 두 집안 모두 사랑이 넘치는 분위기였다.
말을 아끼지 않고 감정을 표현하고, 서로를 챙기는 그 방식이 너무도 닮아 있었다.
어쩌면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가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.

 

닮아 있는 두 집, 이어지는 따뜻함

사람마다 ‘가족’ 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다르다.
어떤 집은 조용하고 단단한 분위기고, 어떤 집은 소란스럽고 유쾌한 온기를 지녔다.
우리 양가 가족은 참 닮아 있었다. 식탁에서는 웃음이 끊이질 않고, 마음에 드는 음식이 나오면 꼭 “이거 너 좋아하는 거잖아~” 하며 챙겨주는 따뜻한 손길이 있다.

시댁에서 처음 밥을 먹던 날, 시어머님은 우리 엄마처럼 “많이 먹어~”라며 나의 그릇을 챙겨주셨다.
그 작은 행동 하나에 긴장이 스르르 풀리고, 마음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.
남편의 가족은, 어쩌면 ‘새로운 가족’이기보단 ‘자연스럽게 이어진 가족’ 같았다.

어색하고 조심스러울 것만 같았던 사이라는 생각은 기우였다.
오히려 사랑받는 방식이 익숙해서, 웃고 표현하는 게 편안해서, 나는 그 안에서 너무 쉽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.
서로의 온도가 너무 비슷하니까, 맞춰가야 할 게 아니라 같이 흐르면 되는 관계였다.

 

“내 사람”의 가족이 아니라, “내 가족”이 된 사람들

결혼을 하고 나면 종종 듣는 말이 있다.
“이제 그쪽 가족도 네 가족이야.”
이 말이 부담스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, 내겐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.
왜냐하면 ‘내 사람의 가족’이라는 울타리는 이미 ‘내 가족’처럼 스며들어 있었기 때문이다.

남편이 어릴 적 이야기를 꺼낼 때면, 시어머님이 어떤 식으로 웃으셨는지, 시아버님이 어떤 말버릇을 가졌는지 나는 들으며 같이이 웃게 된다.
함께한 시간은 없지만, 이야기만으로도 그 가족의 따뜻한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.

가끔은 시어머님과 단둘이 연락을 주고받기도 하고, 가족 단톡방에 올라오는 서로의 말에 웃기도 한다.
이런 작고 일상적인 것들이 모여, ‘가족이 되어간다’는 감각이 점점 더 깊어진다.

이건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, 애초에 서로를 따뜻하게 대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바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.
그게 참 감사하다.

그리고, 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 가족이었는지도

 

결혼 후, 나는 진짜로 가족이 하나 더 생겼다.

하지만 그 가족은 새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,
어쩌면 이미 오래전부터 내 삶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었다.

엄마와 시어머님이 나누는 오래된 대화, 서로를 챙기는 모습,
내가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웃고 있는 순간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편안하다.

결혼은 두 사람이 손을 잡는 일이지만,
그 손이 이어지는 방향이 ‘가족’이라는 따뜻한 공동체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
요즘 들어 더 또렷이 느껴진다.

 

시댁이라는 단어보다 ‘또 하나의 집’,
‘또 하나의 엄마 아빠’라는 표현이 더 익숙한 나는
이제 그 사랑 안에서 또 다른 나날들을 천천히 쌓아가고 있다.

 

사랑은 전해지는 것이다.
엄마의 오랜 친구가,
이제는 나의 시어머니가 되어 또 다른 사랑을 건네주는 이 놀라운 인연 속에서,
나는 하루하루 가족이 되어가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.

결혼은 새로운 가족을 ‘만나는 것’이 아니라
내 삶 속에 이미 들어와 있던 사랑을
조금 더 깊이, 천천히 알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.